10년이 지나도 처음과 같은 자리에 있을 가구. 유행을 따라가다 매번 다시 사는 가구가 아니라, 한 번 사면 오래 곁에 둘 수 있는 가구. 거실의 중심에 놓을 가구라면 더더욱 그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낸시 마이어스의 영화에는 그런 거실이 자주 등장합니다. 〈Something's Gotta Give〉의 햄튼스 집, 〈It's Complicated〉의 산타바바라 거실, 〈The Holiday〉의 영국 코티지.
20년이 지난 영화들인데, 지금 봐도 그 거실에 그대로 들어가 살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그게 American Classic의 힘입니다.

그 거실에 영감을 받아, 비슷한 분위기를 우리 집에서도 만들어보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마지막 한 자리에 놓을 검정 유광 마감의 정사각 커피 테이블이, 한국에서는 좀처럼 찾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직접 만들기로 했습니다. 페데스털 형식 — 갤러리에서 조각을 받쳐주던 그 받침대 — 을 그대로 가져와, 거실 한가운데로 옮겼습니다.
높이 400mm는 일반적인 라운지 소파의 좌면(40~45cm)에 자연스럽게 정렬되도록 의도된 수치입니다. 흰색이나 아이보리 소파와 함께 두면, 영화 속 그 거실의 색감이 그대로 만들어집니다.
깊은 광택의 표면은 위에 올린 책 한 권과 화병 하나도 거울처럼 비춰내며, 빛에 따라 하루의 풍경이 미묘하게 달라집니다.
검정 유광 가구가 시장에 흔하지 않은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유광 우레탄 마감은 가구 마감 중에서도 가장 까다로운 작업입니다.
일반적인 도장과 달리 일곱 번 이상 도포·건조·폴리싱을 반복해야 90~100%의 광택에 도달하고, 표면에 미세한 먼지 한 톨이라도 들어가면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합니다.
양산 공장에서는 효율이 나오지 않고, 작은 공방에서는 설비가 부족합니다.
표면은 90~100% 광택의 유광 우레탄으로, 일곱 번 이상 도포와 폴리싱을 반복해 마감했습니다. 양산 라인에서는 나오지 않는 깊이입니다.
아침 커피를 올려두는 자리, 책을 잠시 내려두는 자리, 손님과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의 가운데. 거실에서 가장 자주 시선이 닿는 가구입니다.